대게 신경증 환자들은 자신의 병을 콕 찝어 제거하는 직접적인 방법으로써 자신이 치유될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는데, 이보다는 먼저 본인의 정신상태를 건강하게 만든후에, 다시 말해 본인이 행복한 상태가 된 후에 자연적으로 병이 “무의미”해지게 만드는 간접적인 경로를 따르는 것이 도리어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특히나 강박장애와 같이 지나친 의지와 의무감에 시달리는 종류의 병의 경우에는 직접적인 방법이 오히려 병을 고쳐야 한다는 의무감을 키우므로 환자의 사기를 꺾고 병을 심화시키는 경향이 자주 있다.
이 책은 철학자 러셀의 행복 철학을 담은 책인데, 위에서 제시한 간접적인 치료 경로에 따르기 위한 수단으로서 대단히 좋은 책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외부지향”, “자아에의 몰입 방지”, “진실에의 직면”, “이성주의” 등은 특히나 강박증 환자들에게 매우 유익한 지침이 된다. 단, 책의 내용중 불안에 대한 일종의 행동치료적인 아이디어가 있는데, 이는 중한 강박장애에는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병에 해로울수 있으니 유념할 필요가 있겠다.
아울러, 이 책은 전반적으로 드라이한 “설명문” 형태라 내용 자체의 진위와는 별개로 독자에 따라 책의 내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할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이 같은 단점은 일전에 소개했던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이 꽤나 보완해주므로 상호보완적인 두 책을 모두 읽는 것도 좋겠다.